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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position:absolute; left:-9999px; top:-9999px;" class="sound_only"><div align='center'>국가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 출처 ‘합참’ 제 23호(23쪽). 2024년 7월. 오상봉 예비역 대령 제공
30년 넘게 전술과 전투를 숙고해 온 전문가이자, 과거 합동참모본부에서 교리 체계를 직접 다룬 실무자로서 단언한다.
AI(인공지능)와 드론 시대에 대비해 사관학교를 합치자는 주장은 전장을 모르는 아마추어들의 위험한 착각이다. 더 이상 ‘첨단 미래전 대비’라는 허구적 명분에 속지 않도록 그 거짓 논리를 조목조목 파헤친다.
최첨단 교육시설에서 육·해·공 사관학교를 하나로 합쳐 교육을 잘 시키자는 주장을 들으면 일반 국민은 그럴듯해 보여 고개를 끄덕이기 쉽다. 하지만 이는 실제 전장의 메커니즘과 냉혹한 피와 땀을 보지 못하는 천진난만한 오류투성이일 뿐이다.
미래전 대비 첨단 교육은 사관학교를 합치지 않아도 교과과정 개편만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굳이 3조여 원의 혈세를 들여 조직을 흔들 이유가 없다. 기존 육·해·공사 체계의 강。을 살려 교육과정을 혁신하는 것이 비용과 효과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이 우월하다.
오상봉 예비역 육군 대령. 前 삼성반도체 예비군 여단장·육군 신지식인. 오상봉 예비역 대령 제공
1. AI와 드론이 날아다녀도 결국 땅, 바다, 하늘이다
미래전이 터진 전장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라.
먼저 ‘공중 전장’. 적의 최첨단 스텔스기와 레이더망을 뚫고, AI 드론 편대를 지휘하며 음속의 수 배로 날아가는 공군 조종사의 조종석(Cockpit)을 생각해 보라. 영화 ‘탑건’에서 조종사들이 협곡을 초음속으로 통과하며 9G(지구중력가속도의 9배) 의 극단적 중력가속도에 의식을 잃고(G-LOC) 비행기가 지면으로 곤두박질치는 생사의 한계를 봤을 것이다. 불과 0.001초 만에 중력과 공간 감각을 다스리며 공중 지휘관의 역할을 다하는 이 영역은, 교실이나 모니터에서 만들어질 수 없으며 오직 생도 시절부터 하늘을 몸으로 체화한 공군 전문가만이 통제할 수 있다.
둘째 ‘해상 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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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미터 깊은 바닷속에서 숨죽인 적 잠수함의 미세한 소나 음향을 잡고, AI 무인 수상정과 자율 운항 무인 잠수정을 총괄 지휘하는 해군 함장의 함교(Bridge)를 보라. 영화 ‘크림슨 타이드’나 ‘헌터 킬러’에서 적의 어뢰가 함정을 향해 빗발치듯 날아오는 순간, 단 한 번의 판단 착오로 수백 명 승조원의 목숨과 거대 함선이 칠흑 같은 바닷속으로 수장되는 극단의 중압감을 봤을 것이다. 거친 파도와 복잡한 수중음향학, 해양 기상을 온몸으로 익히지 않은 사람이 그저 모니터나 교실에서 AI 화면만 본다고 함장으로서 해전(海戰)을 지휘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오직 바다의 생리를 핏속 깊이 체화한 해군 전문가만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이다.
셋째 ‘지상 전장’.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바흐무트 혈전을 보라. 자폭 드론과 AI 군집 드론, 정밀 포격을 사방에서 퍼부어 상대 진지를 형체도 없이 초토화했어도 승패는 거기서 나지 않았다. 잔해와 지하 벙커 속에 숨어 있던 적은 드론이 지나가자마자 다시 밖으로 나와 진입하는 전투원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했다. 결국 핏빛 진지 하나를 최종 .령하고 깃발을 꽂기 위해, 진흙밭을 구르고 죽음의 공포에 질린 대원들의 눈을 맞추며 참호 속 접전으로 뛰어든 것은 소대장과 전투원들이었다.
“AI와 로봇이 다 알아서 싸우는데, 전투원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전장의 생리를 모르는 1차원적 얘기다. AI가 육·해·공 전장 전체에서 결코 인간을 대체할 수 없는 3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첫째, 윤리적·법적 최종 결심의 주체다. AI 알고리즘은 피아식별과 타격 효율 계산은 빠를지 몰라도, “이 타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는가?”, “지금 사격이 국익과 전쟁 명분에 부합하는가?”라는 치명적인 정치적·윤리적 결심을 내릴 수 없다. 국제법상 무력 사용과 교전 수칙의 최종 책임은 오직 인간 지휘관에게만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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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에게 사살 권한을 전적으로 위임하는 순간 전쟁은 무차별 학살이 될 뿐이다.
둘째, 전자기파(EMP) 및 전자기전(Jamming)의 한계다. 적의 강력한 전자기전이나 EMP 공격이 터지는 순간, AI 드론과 무인기는 통신이 끊겨 고물이 되거나 서버 연결이 차단된다. 적의 맹렬한 교란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현장에서 오판 없이 상황을 판단해 임무를 완수할 주체는 오직 인간 지휘관뿐이다.
셋째, 유·무인 복합체계(MUM-T)의 핵심인 현장 지휘관이다. 미군의 차세대 전투 개념에서도 AI 드론과 무인 로봇은 장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휘관의 통제를 받는 무인 윙맨이자 도구일 뿐이다.
결국 사방에서 탄환과 드론이 빗발치는 죽음의 지옥문 속에서 돌격을 지휘하는 것은 컴퓨터 알고리즘이 아니다. 오직 각 전장의 생리와 인간의 극단적 공포를 밑바닥부터 체화한 육·해·공군 장교 고유의 야전성과 지휘 능력뿐이다.
러시아·우크리아나 전쟁 개전 초기 키이우로 향하던 60km의 러시아군 행렬 사례는 현대전의 잔혹함을 잘 보여준다. 상용 위성이 행렬을 실시간 추적하고 드론이 앞뒤를 끊어버리자, 거대 병력도 고립된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 행렬의 본질 역시 결국 전선의 병력과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이동이었다. 첨단 드론에 당하는 순간에도, 역설적으로 전선에는 ‘인간 전투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전쟁에서 병력이 얼마나 중요하면, 세계 2위 군사 강국 러시아가 핵심 미사일 기술까지 내어주며 북한에 손을 벌리겠는가? 2024년 10월 1만 2000~1만 6000 명의 최초 파병을 시작으로, 최근 3만~5만 명에 달하는 추가 파병까지 구걸하듯 러시아가 북한에 요청한 현실이 이를 적나라하게 증명한다. 아무리 첨단 무기가 난무해도, 결국 땅을 차지하고 승패를 가르는 것은 전투원의 머릿수와 지휘관이라는 사실을 냉혹하게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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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교의 본질 오판, 번지수 틀린 과학기술자 육성론과 부대구조의 착시
통합론자들의 가장 큰 오류는 ‘무기의 복잡함’을 ‘장교의 교육 소요’로 착각한다는 .이다.
장교와 무기체계의 관계는 무사와 대장장이의 비유와 같다. 무기가 얼마나 정밀하고 복잡한가는 대장장이(과학자·개발자)의 영역이다. 전장을 누비는 무사(장교)에게 중요한 것은 무기가 직관적이고 전장에서 확실히 작동하는가이다. 우리가 스마트폰의 프로그래밍 원리를 몰라도 잘 쓸 수 있듯이, 미래 무기 역시 조작법은 더욱 단순화된다. 장교는 알고리즘 코드를 외우는 연구원이 아니라, 전장 상황을 파악하고 생사의 결심을 내리는 전투지휘 메커니즘에 통달해야 할 인재다.
대덕연구단지 부근에 통합 사관학교를 짓자는 주장은 생도를 석·박사 연구원으로 만들겠다는, 그야말로 번지수가 틀린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그런 논리라면 차라리 KAIST나 과학기술대 졸업생들에게 소위 계급장을 달아 임관시키는 게 낫지 않겠는가? 장교를 과학기술자로 착각한 지극히 1차원적인 논리다.
또한 우주·사이버 등 다영역 전장 대비는 사관학교 통합이 아닌 부대구조와 특기 세분화로 풀어야 할 문제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처음 만들었을 때, 전차 장교에게 비행기를 몰게 하지 않고 조종·정비 특기를 신설했듯, 우주·사이버전 역시 전문 특기와 부대를 늘리면 될 일이다. 한 명의 장교가 전차도 몰고, 드론도 날리고, 해킹까지 잘하는 람보가 될 수도 없고 그렇게 될 필요도 없다.
장교에게 필요한 기술 교육은 현 육·해·공사 체계 내에서 교과과정을 유연하게 개편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3조 원의 혈세를 들여 10년 동안 건물을 짓고 학교를 이리저리 이전하는 한가한 짓을 할 때가 아니다.
통합론자들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마치 지금 당장 사관학교를 합치지 않으면 우리 군이 미래전에 무방비로 뒤처지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관학교 통합 추진 방안연구’ 보고서 84쪽의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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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A는 질문 앞에 “전장이 AI·우주 기술과 결합하여 진화하므로 통합을 검토한다”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늫어놓았다. 정작 사관학교 해체 시 발생하는 야전 전문성 약화나 조직문화 말살 같은 치명적 부작용은 쏙 뺀 채, 답정너식 질문으로 민간인과 고교생의 찬성을 유도한 것이어서 오상봉 예비역 대령은 설문조사 왜곡 사례로 규정했다. KIDA 보고서 발췌
이러한 궤변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원된 대표적 꼼수가 바로 2026년 4월 한국국방연구원(KIDA) 보고서(‘사관학교 통합 추진 방안 연구’ 84쪽)에 담긴 설문조사 왜곡이다. KIDA는 질문 앞에 “전장이 AI·우주 기술과 결합하여 진화하므로 통합을 검토한다”라는 거창한 수식어만 늘어놓았다. 정작 사관학교 해체 시 발생하는 야전 전문성 약화나 조직문화 말살 같은 치명적 부작용은 쏙 뺀 채, 답정너식 질문으로 민간인과 고교생의 찬성을 유도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수십 년간 쌓아온 우리 군의 정교한 국방기획체계를 완전히 폄훼하는 자가당착에 불과하다. 군은 사관학교를 합치지 않고도 미래전 대비와 합동성 강화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
합동참모본부가 수립하는 ‘국방비전(30년)’, ‘합동전력발전평가서(JDoc, 10~15년)’, ‘합동전력요구서(JRD, 5~10년)’ 등 비공개 기획문서들이 이를 증명한다. 군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영역작전과 합동성 강화를 위한 최첨단 전력발전 계획을 차근차근 집행해 오고 있었다.
그 명확한 실증이 바로 ‘국방 우주개발’이다. 군은 이미 30년 전인 1996년 ‘국방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해 전력을 구축해 왔다. 이는 2004년 7월 발간된 ‘합참’ 지 제23호(23쪽) 자료에서도 명백히 입증된다.
미래 다영역작전 대비 전략은 사관학교를 합친다고 느닷없이 생겨나는 게 아니다. 각 군의 전장 전문성을 바탕으로 마스터플랜에 따라 착실히 구축해 온 군의 고유한 발전 역사다.
5. 이 상황을 병원 시스템에 비유해 보라.
최첨단 AI 진단 로봇과 수술용 로봇이 도입됐다고 해서 “이제 AI 시대니까 내과, 외과, 치과, 한의과를 구분하지 말고 통합 의과대학 하나로 합쳐서 의사를 키우자”고 하면 국민들은 뭐라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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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신이냐”고 할 것이다.
아무리 AI 수술 로봇이 발달해도, 심장을 째는 흉부외과의의 손기술과 치아를 치료하는 치과의사의 전문 영역은 완전히 다르다.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숙련한 의사들이 모여 컨퍼런스(합동 회의)를 하고 융합 치료(합동 작전)를 할 때 환자를 살리는 것이지, 처음부터 어정쩡하게 섞어 가르친 의사는 사람을 잡을 뿐이다.
6. 미래전이 요구하는 진짜 인재는 정예 장교다
사관학교의 존재 이유는 AI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일반 공과대학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사관학교 교육의 본질은 각자의 전장에 대한 철저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각 군 고유의 기초 전술(tactics)· 전기(techniques)·절차를 피와 땀으로 체화하는 데 있다.
생도 시절 다진 기틀을 바탕으로 졸업 후 최소 10년의 의무복무 동안 야전에서 치열하게 숙련돼야 비로소 각 군의 정예 장교가 완성된다. 전장의 생리와 전투 메커니즘을 핏속 깊이 새긴 정예 장교만이 미래전에서도 군을 제대로 이끌 수 있다.
영화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의 미래전을 보라. AI 로봇 드론 군단이 하늘과 땅을 뒤덮어도, 파괴된 장벽 뒤에서 기계군단의 핵심을 타격하고 승리를 완결 짓는 것은 수류탄을 든 인간 전투원들의 육박전과 지휘관의 사투였다. 하늘, 땅, 바다의 모든 무기를 홀로 다루며 게임 하듯 전장을 누비는 람보 따위는 현실에 없다. 미래전 역시 본질은 인간의 피와 땀, 생사의 공포가 지배하는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영역이다.
80년 전통을 무너뜨리고 사관학교를 하나로 합쳐 지상·해상·공중전 어디 하나 제대로 된 야전성도, 기초 절차도 없는 ‘어정쩡한 오리’를 만들어 놓는다면 미래전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각 군 고유의 정체성을 보존한 채 현 체제 내에서 첨단 교과과정을 유연하게 도입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강력하다. 이미 가장 검증된 길을 두고, 굳이 3조 원의 혈세를 낭비하며 국가 안보의 기둥을 흔들 이유가 전혀 없다.
오상봉 예비역 육군 대령. 前 삼성반도체 예비군 여단장·육군 신지식인
덕연구단지 부근에 </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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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 대비 첨단 교육은 사관학교를 합치지 않아도 교과과정 개편만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굳이 3조여 원의 혈세를 들여 조직을 흔들 이유가 없다. 기존 육·해·공사 체계의 강。을 살려 교육과정을 혁신하는 것이 비용과 효과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이 우월하다.
오상봉 예비역 육군 대령. 前 삼성반도체 예비군 여단장·육군 신지식인. 오상봉 예비역 대령 제공
1. AI와 드론이 날아다녀도 결국 땅, 바다, 하늘이다
미래전이 터진 전장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라.
먼저 ‘공중 전장’. 적의 최첨단 스텔스기와 레이더망을 뚫고, AI 드론 편대를 지휘하며 음속의 수 배로 날아가는 공군 조종사의 조종석(Cockpit)을 생각해 보라. 영화 ‘탑건’에서 조종사들이 협곡을 초음속으로 통과하며 9G(지구중력가속도의 9배) 의 극단적 중력가속도에 의식을 잃고(G-LOC) 비행기가 지면으로 곤두박질치는 생사의 한계를 봤을 것이다. 불과 0.001초 만에 중력과 공간 감각을 다스리며 공중 지휘관의 역할을 다하는 이 영역은, 교실이나 모니터에서 만들어질 수 없으며 오직 생도 시절부터 하늘을 몸으로 체화한 공군 전문가만이 통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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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윤리적·법적 최종 결심의 주체다. AI 알고리즘은 피아식별과 타격 효율 계산은 빠를지 몰라도, “이 타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는가?”, “지금 사격이 국익과 전쟁 명분에 부합하는가?”라는 치명적인 정치적·윤리적 결심을 내릴 수 없다. 국제법상 무력 사용과 교전 수칙의 최종 책임은 오직 인간 지휘관에게만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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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리아나 전쟁 개전 초기 키이우로 향하던 60km의 러시아군 행렬 사례는 현대전의 잔혹함을 잘 보여준다. 상용 위성이 행렬을 실시간 추적하고 드론이 앞뒤를 끊어버리자, 거대 병력도 고립된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 행렬의 본질 역시 결국 전선의 병력과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이동이었다. 첨단 드론에 당하는 순간에도, 역설적으로 전선에는 ‘인간 전투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전쟁에서 병력이 얼마나 중요하면, 세계 2위 군사 강국 러시아가 핵심 미사일 기술까지 내어주며 북한에 손을 벌리겠는가? 2024년 10월 1만 2000~1만 6000 명의 최초 파병을 시작으로, 최근 3만~5만 명에 달하는 추가 파병까지 구걸하듯 러시아가 북한에 요청한 현실이 이를 적나라하게 증명한다. 아무리 첨단 무기가 난무해도, 결국 땅을 차지하고 승패를 가르는 것은 전투원의 머릿수와 지휘관이라는 사실을 냉혹하게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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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교의 본질 오판, 번지수 틀린 과학기술자 육성론과 부대구조의 착시
통합론자들의 가장 큰 오류는 ‘무기의 복잡함’을 ‘장교의 교육 소요’로 착각한다는 .이다.
장교와 무기체계의 관계는 무사와 대장장이의 비유와 같다. 무기가 얼마나 정밀하고 복잡한가는 대장장이(과학자·개발자)의 영역이다. 전장을 누비는 무사(장교)에게 중요한 것은 무기가 직관적이고 전장에서 확실히 작동하는가이다. 우리가 스마트폰의 프로그래밍 원리를 몰라도 잘 쓸 수 있듯이, 미래 무기 역시 조작법은 더욱 단순화된다. 장교는 알고리즘 코드를 외우는 연구원이 아니라, 전장 상황을 파악하고 생사의 결심을 내리는 전투지휘 메커니즘에 통달해야 할 인재다.
대덕연구단지 부근에 통합 사관학교를 짓자는 주장은 생도를 석·박사 연구원으로 만들겠다는, 그야말로 번지수가 틀린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그런 논리라면 차라리 KAIST나 과학기술대 졸업생들에게 소위 계급장을 달아 임관시키는 게 낫지 않겠는가? 장교를 과학기술자로 착각한 지극히 1차원적인 논리다.
또한 우주·사이버 등 다영역 전장 대비는 사관학교 통합이 아닌 부대구조와 특기 세분화로 풀어야 할 문제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처음 만들었을 때, 전차 장교에게 비행기를 몰게 하지 않고 조종·정비 특기를 신설했듯, 우주·사이버전 역시 전문 특기와 부대를 늘리면 될 일이다. 한 명의 장교가 전차도 몰고, 드론도 날리고, 해킹까지 잘하는 람보가 될 수도 없고 그렇게 될 필요도 없다.
장교에게 필요한 기술 교육은 현 육·해·공사 체계 내에서 교과과정을 유연하게 개편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3조 원의 혈세를 들여 10년 동안 건물을 짓고 학교를 이리저리 이전하는 한가한 짓을 할 때가 아니다.
통합론자들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마치 지금 당장 사관학교를 합치지 않으면 우리 군이 미래전에 무방비로 뒤처지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관학교 통합 추진 방안연구’ 보고서 84쪽의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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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A는 질문 앞에 “전장이 AI·우주 기술과 결합하여 진화하므로 통합을 검토한다”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늫어놓았다. 정작 사관학교 해체 시 발생하는 야전 전문성 약화나 조직문화 말살 같은 치명적 부작용은 쏙 뺀 채, 답정너식 질문으로 민간인과 고교생의 찬성을 유도한 것이어서 오상봉 예비역 대령은 설문조사 왜곡 사례로 규정했다. KIDA 보고서 발췌
이러한 궤변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원된 대표적 꼼수가 바로 2026년 4월 한국국방연구원(KIDA) 보고서(‘사관학교 통합 추진 방안 연구’ 84쪽)에 담긴 설문조사 왜곡이다. KIDA는 질문 앞에 “전장이 AI·우주 기술과 결합하여 진화하므로 통합을 검토한다”라는 거창한 수식어만 늘어놓았다. 정작 사관학교 해체 시 발생하는 야전 전문성 약화나 조직문화 말살 같은 치명적 부작용은 쏙 뺀 채, 답정너식 질문으로 민간인과 고교생의 찬성을 유도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수십 년간 쌓아온 우리 군의 정교한 국방기획체계를 완전히 폄훼하는 자가당착에 불과하다. 군은 사관학교를 합치지 않고도 미래전 대비와 합동성 강화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
합동참모본부가 수립하는 ‘국방비전(30년)’, ‘합동전력발전평가서(JDoc, 10~15년)’, ‘합동전력요구서(JRD, 5~10년)’ 등 비공개 기획문서들이 이를 증명한다. 군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영역작전과 합동성 강화를 위한 최첨단 전력발전 계획을 차근차근 집행해 오고 있었다.
그 명확한 실증이 바로 ‘국방 우주개발’이다. 군은 이미 30년 전인 1996년 ‘국방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해 전력을 구축해 왔다. 이는 2004년 7월 발간된 ‘합참’ 지 제23호(23쪽) 자료에서도 명백히 입증된다.
미래 다영역작전 대비 전략은 사관학교를 합친다고 느닷없이 생겨나는 게 아니다. 각 군의 전장 전문성을 바탕으로 마스터플랜에 따라 착실히 구축해 온 군의 고유한 발전 역사다.
5. 이 상황을 병원 시스템에 비유해 보라.
최첨단 AI 진단 로봇과 수술용 로봇이 도입됐다고 해서 “이제 AI 시대니까 내과, 외과, 치과, 한의과를 구분하지 말고 통합 의과대학 하나로 합쳐서 의사를 키우자”고 하면 국민들은 뭐라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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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신이냐”고 할 것이다.
아무리 AI 수술 로봇이 발달해도, 심장을 째는 흉부외과의의 손기술과 치아를 치료하는 치과의사의 전문 영역은 완전히 다르다.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숙련한 의사들이 모여 컨퍼런스(합동 회의)를 하고 융합 치료(합동 작전)를 할 때 환자를 살리는 것이지, 처음부터 어정쩡하게 섞어 가르친 의사는 사람을 잡을 뿐이다.
6. 미래전이 요구하는 진짜 인재는 정예 장교다
사관학교의 존재 이유는 AI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일반 공과대학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사관학교 교육의 본질은 각자의 전장에 대한 철저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각 군 고유의 기초 전술(tactics)· 전기(techniques)·절차를 피와 땀으로 체화하는 데 있다.
생도 시절 다진 기틀을 바탕으로 졸업 후 최소 10년의 의무복무 동안 야전에서 치열하게 숙련돼야 비로소 각 군의 정예 장교가 완성된다. 전장의 생리와 전투 메커니즘을 핏속 깊이 새긴 정예 장교만이 미래전에서도 군을 제대로 이끌 수 있다.
영화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의 미래전을 보라. AI 로봇 드론 군단이 하늘과 땅을 뒤덮어도, 파괴된 장벽 뒤에서 기계군단의 핵심을 타격하고 승리를 완결 짓는 것은 수류탄을 든 인간 전투원들의 육박전과 지휘관의 사투였다. 하늘, 땅, 바다의 모든 무기를 홀로 다루며 게임 하듯 전장을 누비는 람보 따위는 현실에 없다. 미래전 역시 본질은 인간의 피와 땀, 생사의 공포가 지배하는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영역이다.
80년 전통을 무너뜨리고 사관학교를 하나로 합쳐 지상·해상·공중전 어디 하나 제대로 된 야전성도, 기초 절차도 없는 ‘어정쩡한 오리’를 만들어 놓는다면 미래전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각 군 고유의 정체성을 보존한 채 현 체제 내에서 첨단 교과과정을 유연하게 도입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강력하다. 이미 가장 검증된 길을 두고, 굳이 3조 원의 혈세를 낭비하며 국가 안보의 기둥을 흔들 이유가 전혀 없다.
오상봉 예비역 육군 대령. 前 삼성반도체 예비군 여단장·육군 신지식인
덕연구단지 부근에 </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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